챕터 8. Sunshine에서 삶의 방향을 정해보았는가? 그렇다면 이번에는, 방향을 정하긴 했는데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 좌절하게 될 때, 어떻게 해야 기쁜 마음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자.

 

나는 김새해 유튜버 겸 작가를 5년째 좋아하고 있다. 그에게 배운 것은 많지만, 2가지가 가장 내 삶에 도움이 됐다.

첫 번째는, ‘반복’이다.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에는 이런 글이 있다.

“그때 나는 내 인생을 끝내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변했다. 무언가가 변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그 무언가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삶의 모든 것이 변할 만큼 뇌리에 새겨지는 순간을 ‘대오각성’이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글을 보고, 나도 이 책을 대오각성으로 삼고 무림고수가 환골탈태하듯, 나의 단점을 지금 당장 벗어던져야겠다 생각했다. 이를테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습관이나 실천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버릇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그 후로도 잘 해야지, 노력해야지, 수차례 결심해야 했다. 대오각성은 어쩌다 인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네잎클로버 같은 것이다. 찾으러 다녀도 세잎클로버 같은 흔한 결심만 만난다. - 아이에게 소리를 빽 지르고 작은방에 들어가 울면서 한 번, 그 뒤로 또 아이에게 크게 화내고 감정 조절 못하는 내가 지긋지긋해서 한 번, 일주일에 4일을 넘게 우울해서 아무것도 안 하다가 남편과 싸우고 또 한 번. -

김새해 작가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나는 흔한 일상의 결심이, 대오각성 같은 전설의 포켓몬보다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매일 설거지할 때, 빨래를 갤 때나 청소할 때 김새해 작가의 유튜브 영상을 들었다.

세상은 감사할 일로 가득하다는 말, 할 수 있다는 말, 누구나 원하는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말. 그런 말들을 듣고, 듣고 또 들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다른 경험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매일 조금씩 불안보다 긍정을 상상하게 했던 그 말들이다. 맨날 듣다 보니, 3년이 지나자 일주일에 하루 우울하면 괜찮아졌다. 5년째가 되자 한 달에 10분 우울할까 말까 한다.

 

당신이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잘 안되는 날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욕심대로 안 된다고 우울해하거나 화를 내는 것도, 안 되면 방법을 바꿔서 다시 시도하는 것도 당신의 선택이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당신이 할 법한 선택이나 결심을 꾸준히 하다 보면, 주변에서 당신에게 건네는 말이 달라지다, 어느덧 매일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김새해 작가에게 배운 것 두 번째는, ‘롤 모델’이다. 나는 롤 모델은 한 명이어야 한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김새해 작가가 말하길, 성형외과에 가서 “눈은 김태희, 코는 고소영처럼 해주세요.”라고 의사에게 말하는 것처럼, 롤 모델도 분야별로 고르면 된다고 했다. 자기관리, 인간관계 또는 일을 누구처럼 할지 찾아보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이미 걷고 있는 생명체를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예를 들어 작가가 되고 싶으면, 여러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는다. 여러 명이어도 괜찮다.

나는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Fish doesn’t exist>를 인상 깊게 읽었다. 이 책은 스포일러를 하면 곤란한 에세이다. 에세이인데 스토리가 있어서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그리고 비유법이 특이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복수를 하겠다고 나무로 기어 올라갔지만 ‘높이 뜬 독수리라는 진실’에 얻어맞아 나가떨어진 파란 꼬리의 스킹크.”

여느 책에서 보지 못한 것이어서 새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소설처럼 흥미로운 에세이를 쓰고 싶어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스티븐 킹처럼, 오랜 기간 꾸준히 책을 내는데 현재까지도 인기가 많은 작가들 또한 멋있어 보였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았으면, 이들처럼 성공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느낌이 어떨지, 하나의 사진이 딱 떠오를 때까지 상상해 보자.

나는 에어비앤비에서 테라스가 예쁜 스위스 숙소 사진을 찾았다.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 해가 막 뜨기 시작한 아침, 테라스의 나무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다음 작품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을 마음속에 저장해 둔다.

그리고 매일 아침, 그 모습을 쳐다본다. - 스위스의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에 꽂고, 순풍에 돛을 단 듯 글을 쓰는 모습. 그러다 어떻게 쓸지 막막해질 때면, 눈앞의 설산을 바라보며 잠시 쉬다가, 다음 문장이 생각나는 모습 같은 것들. -

저자 사인회에 앉아있을 때도 있다. 블랙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하나로 높이 묶은 여성이 싱글벙글 웃으며,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에서 찾아 저장했다. 그리고 상상할 때는 그 여성의 얼굴을 오려내고, 내 얼굴을 풀로 붙인다.

목적지는 까마득해 보이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기분이 나아지는 용도로 상상을 써먹어보라. 상상만 해도 기분이 괜찮아진다. 기분이 좋아지면 일이 잘 풀린다. 우울해서 때려치우고 싶거나,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으면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래 가고 싶었던 삶의 방향을 찾아갈 힘이 생긴다.

꿈은 – 머리를 굴릴 약간의 힘을 제외하면 - 공짜다. 로또가 당첨되면 뭐 할지 상상할 때, 우리는 미리 원하는 집을 구매하고 살아볼 수 있지 않은가.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웰씽킹>의 저자 켈리 최 회장은,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꿈은 원래 이루기 어려워서 꿈이라는 말을 한다. 나는 그게 되겠냐는 식으로 가능성을 짓밟으려는 사람들을 보면, 켈리 최 회장의 말이 생각난다. - 꿈은 이루기 어려우니까 꿈인 거야, 꿈은 돈이 안 드니까 얼마든지, 어떤 것이든지 꾸어도 돼. -

 

드라마에서 범인들이 범죄 예고장을 보낼 때, 신문이나 잡지에서 원하는 글자를 오려 붙여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예고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세상에, “나는 앞으로 이런 사람이 될 거예요, 깜짝 놀라실걸요?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하고 선언하는 메시지를 보내 보는 것이다. 자신만의 콜라주를 만들어 보자.

지구에 수십억 명의 롤 모델이 있다. 한 사람 안에서도 수없이 많은 재능이 있다. 다 가져다 써도 괜찮다. 다 가져도 괜찮다. 마음껏 꿈꾸자.

 

스티븐 킹의 책을 읽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강의도 듣고, 룰루 밀러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쓰려고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내 책을 가져온 독자에게 사인을 해주며 눈물날 만큼 고마울 날이 올 것이다.

볼을 꼬집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여전히 스위스 숙소의 테라스에 앉아 차기작을 쓰고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으면, 그 사람의 일상은 어떤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으로 글을 쓰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롤 모델을 관찰하고, 그가 할 법한 선택이나 결심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덧 매일 롤 모델처럼 살게 될 것이다.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어떤 행동을 할까.

이상을 모두 이룬 내가 지금을 살게 된다면,

#10 I'm so curious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