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 불행일 뿐인 님에게,

별의 조각 #28 #29 미리보기

2022. 11. 4.

😖불행이 불행일 뿐인 님에게,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불행이 불행일 뿐인

님에게,

나래32
11.05.2022

미출간 원고

#28 Lighthouse

#29 Blue

#28 Lighthouse

설령 우주가 널 버려야 모든 사람이 살 수 있다 설득해도,
모두가 너 같은 사람은 없어져야 마땅하대도 난 알아.

네가 없으면 우주도 없어.

어떤 한 사람이 사라지면, 그 사람이 존재했던 우주가 붕괴하고 새로운 우주가 태어난다.
예를 들면, 김주열이 그렇다.

1960년 이승만 대통령 시절, 자유당은 부통령을 부정선거로 뽑았다. - 선거조작을 너무 열심히 해서 일부 지역은 총 유권자를 넘은 115%의 득표율을 달성해버렸다. - 이때 김주열은 마산에서 고등학교 입시를 치르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근처에 계시던 그의 이모할머니는 민주당 당원이셨는데, 투표 통지표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산에서 부정선거가 들통이 나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시위를 시작하자, 이모할머니는 김주열과 그의 형제에게 시내에 나가보라고 한다. 김주열은 시위에 합류했고, 그 후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아들을 찾아 방방곡곡 찾아 헤매던 그의 어머니는 4월 11일,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날 11시경, 홍합 낚시를 하던 어부의 갈고리에 김주열이 걸려 나왔다. 경찰 당국은 시신을 재빨리 병원으로 옮기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마산시민들은 그것을 눈치채고, 끝내 왼쪽 눈에 최루탄이 박혀있는 그의 시신을 확인하게 된다. 원래 최루탄은 군중에게 쏘는 게 아니라 최루가스로 시위대를 분산시키는 용도다. 심지어 해당 최루탄은 벽을 뚫고 들어갈 정도의 고성능 최루탄이었다. 마산시민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고, 이 일은 4.19 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나비 효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김주열의 이모할머니가 민주당 당원이 아니었다면, 그날 김주열은 시위에 나서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단 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역사를 되짚어볼수록 뼈저리게 느껴진다.

이런 사건은 요즘도 벌어지고 있다. 이란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순찰대에게 폭력을 당했고, 결국 사망하였다. 그 이후 이란은 전국적인 시위로 들썩이고 있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 그러니 당신이 사랑을 선택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적어도 세상에 행복을 더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파급력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존재가 당신 하나뿐인 것은 괜찮다. 하지만 온 세상이 당신을 사랑해도, 당신이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당신은 너무도 강력한 존재라서, 스스로를 사랑하길 포기한다면 어떤 세상도 당신을 구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네가 존재했던, 존재하는, 존재할
이 세계관이 좋아.
너라는 세상을 만난다는
이 스토리가 좋으니까 오래 존재해 줘.

#28 Lighthouse fin.

#29 Blue

한 절름발이 철학자가 말했어.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게
내가 원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인생이 수월하게 풀릴 겁니다."

지금 괴로운 일도 돌아보면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한 과정이더라.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은 거절당한 색이다. 빨간 사과는 다른 색의 빛은 흡수하고, 빨간색 빛만 반사해서 빨간 사과가 된다. 검은색은 모든 빛을 흡수해서 반사하는 빛이 없기 때문에 우리 눈에 까맣게 보인다.
검은색은 거절하지 않아 어둠이 되었다. 태초에 생명체가 눈을 떠 세상을 바라볼 때부터, 어쩌면 그전부터 어둠은 모든 색을 안아주고 있었다.

당신의 어둠이 따뜻한 것처럼,
당신의 불행도 어쩌면 행운과 행복 모두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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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내 성격을 싫어했다. 눈치 보고, 겁 많고, 게으른.
그리고 오랫동안 스스로가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엄마의 죽음으로 아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눈치 보는 성격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었다. 겁이 많은 성격 덕분에 신중할 수 있었다. 게으른 덕분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을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쁜 습관을 고친 사람들의 책과 영상을 보고, 자존감을 찾을 수 있었다.

한심한 사람이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스스로를 혐오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아파할 때마다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졌고, 마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 공부가 내 마음을 치료해주었다.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다행이었다. 제대로 인사하지 못하고 헤어진 경험 덕분에, 이제는 어느 누구와도 화가 난 채로 헤어지지 못한다. 그렇게 헤어지다 영영 사과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 금방 화해하다 보니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엄마처럼 나를 무조건 사랑해줄 사람을 찾으러 다녔다. 그러지 않으면 심장을 쥐어짜는 고통으로 숨 쉬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일찍, 기적 같은 아이를 둘이나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덕분에, 엄마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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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시밭길이 무서워 꽃길만 걷고 싶어 하는 건 싫다.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면, 최대한 아프지 않게 걷는 법을 살면서 찾아내면 된다.
당신이 겪고 견디며 강해졌으면 한다.

반드시 가시밭길 속에서도, 그 너머에도 행복은 있다.

#29 Blue fin.